[음악의 날개위에] 036. 수목원에서 - 윤종신



수다떠는 아줌마들처럼 웃는 새들과

누굴 애타게 찾는 것처럼 울어대는 벌레들


여전해요

그대와 거닐었던 그날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추억의 숲속길


나무가지 사이로 숨어 든 따스한 햇살

너무 푸르름이 뿜어내는 아찔한 산뜻함


여전해요

그대와 행복했던 그날 그대로의 향기를 간직한 채로

추억속의 길은 나를 인도하네


나 괜찮아요 여기 그대 없어도 혼자 걷는 이기분 아주 그만인걸

늘 그대 인생 푸른 날만 있도록 빌어줄께

나 정말 편한 맘으로 찾아온 수목원에서



우리 사진속의 그 나무들은 많이 자랐네

찌든 가슴 한껏들이 마셨던 싱그런 풀내음


여전해요

그대와 행복했던 그날 그대로의 향기를 간직한 채로

추억속의 길은 나를 인도하네


나 괜찮아요 여기 그대 없어도 혼자 걷는 이기분 아주 그만인걸

늘 그대 인생 푸른 날만 있도록 빌어줄께

나 정말 편한 맘으로 찾아온


나 괜찮아요 여기 그대 없어도 혼자 걷는 이기분 아주 그만인걸

늘 그대 인생 푸른 날만 있도록 빌어줄께

나 정말 편한 맘으로 찾아온 수목원에서



 오늘 소개할 곡은 가수 윤종신이 2001년에 발매한 9집 '그늘'에 수록된 수목원에서라는 곡입니다. 이 앨범은 지금은....팥빙수로 유명한 앨범이겠네요. 다른 노래들도 참 좋은 곡이 많습니다. 이 앨범이 나온지도 어느덧 14년이 더 되었군요.


 윤종신이기에 쓸 수 있는 가사와 특유의 또박또박 발음하는 목소리가 어우러져 담담한 느낌을 내면서 화자의 속내가 살짝 배어나게 하는 노래입니다. 개인적으론 이런 노래가 취향인 것 같습니다. 담담하지만 그 안에 절제된 감정이 살짝 비춰지는 그런 노래요. 윤상도 약간 그런 스타일이죠.


 근데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네요. 이상할 정도로.


[음악의 날개위에] 034. 그럴때마다 - Toy



반복된 하루 사는 일에 지칠 때면 내게 말해요. 

항상 그대의 지쳐있는 마음에 조그만 위로 되줄께요. 


요즘 유행하는 영화 보고플땐 내게 말해요. 

내겐 그대의 작은 부탁 조차도 조그만 행복이죠. 


아무런 약속도 없는 일요일 오후 

늦게 잠에서 깨 이유없이 괜히 서글퍼질 땐 

그대곁엔 세상 누구보다 그댈 이해하는 

내자신보다 그댈 먼저 생각하는 남자가 있죠. 


오랫동안 항상 지켜왔죠 그대 빈자리. 

이젠 들어와 편히 쉬어요. 


혼자서 밥먹기 싫을 때 다른 사람 찾지 말아요. 

내겐 그대의 짜증섞인 투정도 조그만 기쁨이죠. 


아무런 약속도 없는 일요일 오후 

누군가 만나서 하루종일 거릴 걷고 싶을 땐 

그대곁엔 세상 누구보다 그댈 이해하는 

내자신보다 그댈 먼저 생각하는 남자가 있죠. 


오랫동안 항상 지켜왔죠 그대 빈자리. 

이젠 들어와 편히 쉬어요. 


 오늘 소개할 곡은 Toy가 1996년에 발매한 2집 'Youheeyeol'에 수록된 그럴때마다라는 곡입니다. 원래 유희열 윤종오 2인 프로젝트였던 토이가 유희열 단독 프로젝트화 되면서 나온 첫 앨범입니다. 이 앨범의 타이틀은 원래 사랑, 집착 그리고 중독이라는 1번 트랙이었는데 지금까지 가장 널리 알려진 곡은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걸 입니다. 뭐 여담입니다만 당시 감성변태는 나이트에서 여자한테 작업 걸때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걸 알지? 그거 내가 부른거야.'라고 했다고 합니다....실제 노래를 부른건 가수 김연우.......ㅠㅠ


 토이 노래를 듣다보면 '아 이거 토이 노래 같은데'라고 생각하게 하는 가사의 특징 같은게 있는데...이 곡에서도 그런 느낌이 잘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좀 바보같을 정도로 사랑에 착한 남자의 모습이 토이 한 4집? 좀 길게 잡아서 5집(5집부터 좀 뻔뻔해지기 시작힙니다)까지 노래 속 화자의 모습인데 이 노래도 그런 느낌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일요일 오후에 좋은 노래인거 같습니다.


[음악의 날개위에] 014. 텅 빈 거리에서 - 015B & 수목원에서 - 윤종신



내곁에 머물러줘요 말을 했지만

수많은 아픔만을 남긴채 떠나간 그대를

잊을수는 없어요 기나긴 세월이 흘러도


싸늘한 밤 바람속에

그대 그리워 수화기를 들어보지만

또다시 끊어버리는 여린 가슴을

그댄 이젠 알수 있나요


유리창 사이로 비치는 초라한 모습은

오늘도 변함없지만 오늘은 꼭 듣고만 싶어

그대의 목소리 나에게 다짐을 하며


떨리는 수화기를 들고 너를 사랑해

눈물을 흘리며 말해도 아무도 대답하지 않고

야윈 두손에 외로운 동전 두개뿐


난 수화기를 들고 너를 사랑해

눈물을 흘리며 말해도 아무도 대답하지 않고

야윈 두손에 외로운 동전 두개뿐

떨리는 수화기를 들고




수다떠는 아줌마들처럼 웃는 새들과

누굴 애타게 찾는 것처럼 울어대는 벌레들 


여전해요 그대와 거닐었던 그날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추억의 숲속길 


나무가지 사이로 숨어 든 따스한 햇살

너무 푸르름이 뿜어내는 아찔한 산뜻함 


여전해요 그대와 행복했던 그날 

그대로의 향기를 간직한 채로

추억속의 길은 나를 인도하네 


나 괜찮아요 여기 그대 없어도 

혼자 걷는 이 기분 아주 그만인걸

늘 그대 인생 푸른 날만 있도록 빌어줄께

나 정말 편한 맘으로 찾아온 수목원에서 


우리 사진속의 그 나무들은 많이 자랐네

찌든 가슴 한껏들이 마셨던 싱그런 풀내음


여전해요 그대와 거닐었던 그날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추억의 숲속길 


나무가지 사이로 숨어 든 따스한 햇살

너무 푸르름이 뿜어내는 아찔한 산뜻함 


여전해요 그대와 행복했던 그날 

그대로의 향기를 간직한 채로

추억속의 길은 나를 인도하네 


나 괜찮아요 여기 그대 없어도 

혼자 걷는 이 기분 아주 그만인걸

늘 그대 인생 푸른 날만 있도록 빌어줄께

나 정말 편한 맘으로 찾아온 수목원에서 



 오늘은 특별히 두 곡을 동시에 소개합니다. 첫번째 곡은 015B가 1990년에 낸 1집 '공일오비'에 수록된 '텅 빈 거리에서'이며 두번째 곡은 2001년 발매된 윤종신 9집 '그늘'에 수록된 '수목원에서'라는 곡입니다. 노래를 들어보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두 곡의 공통점은 보컬이 윤종신이라는 겁니다. 지금은 예능인으로 더 알려져있고 심지어 아이돌 팬에게 '개그맨이 그런 식으로 장난처럼 앨범 내는 거 보기 좋지 않다'라는 메일을 받는 굴욕을 겪었던 적도 있지만 윤종신은 음악인입니다. 그것도 객원보컬에서 싱어 송라이터가 된 상당히 입지전적인 인물입니다.


 텅 빈 거리에서를 들어보면 청아한(지금의 윤종신만을 기억하시는 분들에겐 심히 놀라운 일이겠지만) 목소리와 청승맞기까지 한 젊은 청년의 이별에 대한 정서를 잘 표현한 보컬을 느낄 수 있고 수목원에서를 들어보면 다소 탁해진 목소리로 이별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성숙한 남성의 정서를 잘 표현한 보컬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많이 달라진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아 이건 윤종신의 보컬이구나'라고 인식하게 만드는 깔끔하고 또박또박한 발성과 발음은 데뷔 때나 10년 후나 변함이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뭐 이건 데뷔 20년차를 훌쩍 넘긴 지금도 윤종신의 특성입니다. 김연우가 Toy 2집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을 녹음할 때 윤종신이 보컬에 대해 어느정도 지도를 했었는데 그 때 윤종신이 김연우에게 김연우에게 발음과 발성을 또박또박 할 것을 주문했었다는 이야기를 유희열이 한 적이 있습니다. 그 결과는 우리가 익히 알듯이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이 독특한 느낌을 가지며 인기를 끄는 것이었죠. 뭐 방송에선 유희열이 농담조로 '그렇게 안했으면 두 배는 더 팔렸다'라고 했었습니다만...크크.


 개인적으로는 두 목소리 모두 좋은 것 같습니다. 텅 빈 거리에서의 윤종신이 보여준 청승맞기까지 한 처연한 음색과 수목원에서의 윤종신이 보여준 세파를 겪고(실제론 말술과 줄담배를 겪은) 성숙하고 차분한 목소리 모두 각자 즐길만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싱어 송라이터의 장점이 '자신의 감정을 자신의 방식으로 표현함'에 있다고 본다면 이런 목소리의 변화 역시 긍정적으로 받아들일만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뭐 취향 차이라는 것도 분명히 존재하는 만큼 남한테 강요할 수 있는 감상은 아닙니다.


 원래 텅 빈 거리에서만 소개하려다가 좀 생각을 바꿔서 한 번에 두 곡을 소개해봤습니다. 뭐 정해진 형식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저는 이제 수목원에서의 정서가 좀 더 공감이 가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면....텅 빈 거리에서의 '동전 두 개', 이제 저 가사의 의미를 모르는 분들도 많을 꺼 같네요. 저땐 핸드폰이 아주 희귀한 물건이었고 밖에서 누군가와 통화하려면 공중전화를 써야 했는데, 저 때 공중전화비는 20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