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날개위에] 007.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 유재하



붙들 수 없는 꿈의 조각들은 하나 둘 사라져 가고 

쳇바퀴 돌 듯 끝이 없는 방황에 오늘도 매달려 가네


거짓인 줄 알면서도 겉으론 감추며 

한숨 섞인 말 한마디에 나만의 진실 담겨 있는 듯


이제와 뒤늦게 무엇을 더 보태려 하나 

귀 기울여 듣지 않고 달리 보면 그만인 것을

못 그린 내 빈 곳 무엇으로 채워지려나 

차라리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그려 가리


엇갈림 속에 긴 잠에서 깨면 주위엔 아무도 없고

묻진 않아도 나는 알고 있는 곳 그 곳에 가려고 하네


근심 쌓인 순간들을 힘겹게 보내며 

지워버린 그 기억들을 생각해 내곤 또 잊어버리고


이제와 뒤늦게 무엇을 더 보태려 하나 

귀 기울여 듣지 않고 달리 보면 그만인 것을 

못 그린 내 빈 곳 무엇으로 채워지려나

차라리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그려 가리



 오랜만에 소개드릴 곡은 1987년에 나온 유재하의 데뷔작이자 유작이 된 앨범 사랑하기 때문에 7번 트랙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입니다.


 뭐, 이 앨범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여러가지 있습니다. 아니, 굳이 제가 이러쿵 저러쿵 말할 필요 없는 앨범입니다.

혹시 모르실 분들을 위해서 굳이 한마디를 덧붙인다면 현재 한국 발라드는 유재하와 이영훈에서 그 직접적인 뿌리를 찾을 수 있다는 말로 설명을 줄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련된 기교로 가득찬 목소리, 화려한 소리의 향연이 없어도 좋은 노래는 사람의 마음에 울림을 줄 수 있음을 보여주는 노래가 아닌가 싶습니다. 한국 대중음악사, 특히 발라드의 역사와 흐름에서의 가치를 제외하고 평한다고 해도 이런 노래라면 좋아할 것 같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자신의 목소리에 담아 자신의 노래로 표현하는 사람들이 점차 드물어지는 요즘이라면 더더욱.

[음악의 날개위에] 006. 내가 가장 좋아하는 락 : Smells Like Teen Spirit - Nirvana



Load up on guns and bring your friends

It's fun to lose and to pretend

She's over-bored and self-assured

Oh no, I know a dirty word


Hello, hello, hello, how low?

Hello, hello, hello, how low?

Hello, hello, hello, how low?

Hello, hello, hello


With the lights out, it's less dangerous

Here we are now, entertain us

I feel stupid and contagious

Here we are now, entertain us


A mulatto, an albino

A mosquito, my libido

Yeah, hey, yay


I'm worse at what I do best

And for this gift I feel blessed

Our little group has always been

And always will until the end


Hello, hello, hello, how low?

Hello, hello, hello, how low?

Hello, hello, hello, how low?

Hello, hello, hello


With the lights out, it's less dangerous

Here we are now, entertain us

I feel stupid and contagious

Here we are now, entertain us


A mulatto, an albino

A mosquito, my libido

Yeah, hey, yay


And I forget just why I taste

Oh yeah, I guess it makes me smile

I found it hard, it's hard to find

Oh well, whatever, nevermind


Hello, hello, hello, how low?

Hello, hello, hello, how low?

Hello, hello, hello, how low?

Hello, hello, hello


With the lights out, it's less dangerous

Here we are now, entertain us

I feel stupid and contagious

Here we are now, entertain us


A mulatto, an albino

A mosquito, my libido


A denial, a denial

A denial, a denial

A denial, a denial

A denial, a denial

A denial




이래저래 음악을 좋아하고 그럭저럭 듣는 편이지만

사실 한 장르에 대해서 깊이 파지는 못하는게 내 음악 취향이다.


어찌되었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락을 한 곡 꼽으라면

주저없이 꼽을 곡이 이 곡이다.


거칠다.

뭔 말을 하고 있는건지 알 수가 없다.

단순하다.

강렬하다.

그런 점들이 맘에 든다.


물론 단순히 위와 같은 점만 존재하는 노래는 아니다.

그냥 거칠고 무식하게 쏟아붓는 노래라기엔 이 깔끔한 사운드를 무시할 수 없다.

(커트 코베인은 부치 빅의 이런 깔끔한 프로듀싱을 싫어했다지만-잘해줘도 지랄이다- 내 생각엔 이 깔끔한 프로듀싱이 이 곡을 시대를 뛰어넘는 명곡으로 만들어주지 않았나 싶은데?)

단순히 강렬하다고 치부하기엔 섬세하고 날카롭다.

(커트 코베인을 천재이자 미친놈이라 부를 이유가 이거 같은데?)

뭔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가사지만 느낌의 전달은 명확하다.


그런데 이 노래가 정말 좋은 점은 그런 부분 밖에 있다고 생각한다.

저런 점들은 이 노래가 좋은 노래임을 설명하는 점들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이 노래가 왜 정말 좋은 노래인지의 핵심을 한번에 찌르기에 모자라 보인다.


이 노래의 정말 좋은 점은

'뭔 씨발 개소리야 좆까 씹새야'

라는 사람이 빡칠때 느끼는 기분을 정말로 대놓고 귀에 처넣기 때문인 거 같다.


맨 앞에 뜬금없이 이야기한 내 음악취향에 대한 열등감 드립

평소 나를 괴롭히는 여러가지 일에 대한 고민과 트라우마

나이를 먹어가며 갈수록 줄어만가는 자신감과 패기

뭐 그런거.


이 노래를 듣고 있다보면

아 그런거 뭐 어쩌라고 그냥 꼴리는대로 듣는거지 / 하는거지 / 사는거지

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가장 좋아하는 락이다.


[음악의 날개위에] 005. 토이 스타일 발라드의 정점 : 거짓말 같은 시간 - Toy




믿을 수가 없어 우린 끝난 거니 널 제일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넌 낯선 눈빛과 몸짓들 첨 내게 보이네

 

한다고 했는데 많이 부족했나봐

하긴 그랬겠지 불확실한 내 미래는 네겐 벅찬 일이겠지


바보같은 꿈을 꿨어 우리만의 집을 짓는 꿈을

너의 미소 널 기다리며 서성대던 공간과 그 때 내 머리 위에

쏟아지던 햇살 그 하나까지도 잊지 않을께 영원히 기억해


무슨 말을 할까 널 보내는 지금

애써 난 웃지만 사실 난 겁내고 있어 다신 널 볼 수 없기에


바보같은 꿈을 꿨어 우리만의 집을 짓는 꿈을

너의 미소 널 기다리며 서성대던 공간과 그 때 내 머리 위에

쏟아지던 햇살 그 하나까지도 잊지 않을께 영원히


부끄러운 눈물 흘러 어서 빨리 떠나가 초라한 날 보기 전에

냉정한 척 해 준 니 고마운 마음 나 충분히 알아

 

어서 가 마지막 돌아서는 떨리는 너의 어깨 안쓰러 볼 수 없어

많이 힘들었겠지 니 어른스러운 결정 말없이 따를께

 

너의 미소 널 기다리며 서성대던 공간과

그 때 내 머리 위에 쏟아지던 햇살

그 하나까지도 잊지 않을께 영원히




 99년에 발매된 토이 4집 'A Night in Seoul' 2번 트랙에 있는 앨범 타이틀 곡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토이 앨범은 3집입니다. 3집의 타이틀이었던 바램도 정말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이를 대표하는 딱 한 곡을 꼽으라고 한다면 이 곡을 꼽을 것 같습니다.


 3집 타이틀곡인 바램이 섬세한 떨림과 아릿한 아픔으로 다가온다면 4집 타이틀곡인 거짓말 같은 시간은 드라마틱하고 장중한 느낌과 처절한 슬픔으로 다가오는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친구의 표현을 빌자면 목에 카세트를 달아놓고 노래 부르는 김연우의 뛰어난 보컬, 드라마틱한 멜로디, 감성을 점점 거세게 흔드는 편곡, 조용히 가슴을 후벼파는 가사...토이 스타일의 발라드의 특징적 요소가 극대화되어 잘 어우러진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토이 스타일 발라드의 정점'이라고 표현했구요.


 뮤지션으로서의 유희열은 일렉트로니카에 관심이 많은 뮤지션이지만(각 앨범에 그런 요소가 조금씩 담겨있었지요. 삽화집 익숙한 그집앞이나 일종의 프로젝트 앨범 A walk around the corner에선 그런 성향이 꽤 강하게 드러나는 편이었고 5집을 기점으로 정규앨범에서도 그 색채가 많이 드러나더니 6집에선 더욱 강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토이하면 떠오르는 느낌하면 뛰어난 발라드 아니겠습니까.


 뭐 이런저런 이야기는 이쯤하고...참 가슴을 후벼파는듯한 가사입니다.

이 노래를 처음 접했을때는 아직 중딩이었던지라 '좋은 노래인거 같다'정도 였다면 시간이 지나서 들으면 들을수록 참 가슴이 아픈 노래입니다. 씁쓸하네요.



 왠지 독한 걸로 한 잔 하고 싶어지는 기분이 듭니다.



여담 : 자판을 두드리다보니 좀 무거워지는거 같아 따로 적는건데 이 노래, 노래방에서 부르려면 목 찢어지는 노래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장난 아니에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