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 어쩌다 가게 되었는가
당시 공항가는 버스 안에서 찍었던 사진이다.
그때 박거성 캐릭터가 유행하던 때이다. 새삼 시간의 흐름을 느낀다.
여행을 가게 된 건 정말 우연찮은 일이었다.
07년도에 원래 입대하려고 했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연기를 했었다.
그리고 시간만 잉여롭게 홀라당 말아먹어가던차에 친척 형과 이야기를 하다가 유럽여행 이야기가 나왔다.
군대 갔다와선 못간다고 함 가보란다. 그 형은 여행을 꽤 많이 가본 형이다.
그렇다. 팔랑귀 낚였다.
어줍잖게 역사를 좋아하고 맥주도 많이 좋아하고 뭐 평소 그 쪽에 관심이 많기도 했으니까 여행에 대해 아예 무관심한건 아니었지만 뭐 어쨌거나 갈 생각은 전혀 없었기에 팔랑귀 낚였다란 말이 맞겠다.
우선 돈을 모아야지.
생활비를 쪼개기 시작했다.
내 방에 있던 물건들(미니 컴포넌트부터 시작해서 책도 그렇고 이것저것)을 옥션에 내다팔기 시작했다.
당연히 그래도 모자란다.
집에 이야기 꺼내기는 좀 그런 상황이었다.
그런다고 대출 받겠다는 생각은 안했다. 아직 미치진 않았으니까.
그러다가 학교 총학생회에서 하는 슷하대회에 구경 갔었는데 관중들 중에 추첨을 해서 노트북을 준단다.
이 이야기를 꺼낸만큼 다들 짐작하시겠지만 뽑혀서 노트북을 탔다. 내 생에 이런 행운이 있었을 줄은 몰랐다. 그때 내 삶의 운을 많이 써버린거같다.
아무튼 받자마자 옥션에 바로 내다 팔았다. 돈이 생겼다. 아싸.
여차저차해서 돈을 마련하고 혹시 몰라서 예비비를 마련하고자
집에 돈을 꿨다. 나중에 갚는다고 각서 한 장 쓰고....근데 이거 어디갔지? 사진 찍어서 올리면 웃길텐데.
아무튼 돈을 마련했으니 그 다음이다.
주위에 있는 여행 가봤던 선배님들 찾아가서 이거저거 여쭤보고 노하우도 전수받고 가방도 빌리고.
비행기표도 구하고....아, 비행기표 예약은 진작했었다. JAL로 예약했다. 좀 싸더라.
카메라도 하나 사고 이거저거 준비했다.
그리고 가는 날이 되었다. 출발일은 7월 3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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